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올해와 내년 HBM 이미 완판…미래 고객 맞춤형 메모리 노린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 이어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대부분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매출은 약 100억달러 중반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메모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AI(인공지능)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메모리 기술력과 시장 현황,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곽 CEO는 “당사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인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며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5월 제공하고,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HBM3E 12단은 내년 양산이 언급됐으나 공급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종환 부사장(D램개발 담당)은 “HBM3E 12단도 고객 요구 맞춰 적기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 전망과 관련 곽 CEO는 “하반기 시장도 있어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예상치는 2016년부터 올해를 포함해 적 매출액 100억 몇십 달러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3과 HBM3E를 공급하고 있고,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고용량 D램, 세계 최고 속도의 모바일용 D램인LPDDR5T, 60TB(테라바이트) 이상 QLC 기반 SSD, 고성능 e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다양한 AI 응용처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차세대 제품으로는 6세대 HBM4와 HBM4E, LPDDR6, 300TB SSD와 함께 여러 개의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CXL) 메모리를 묶어 여러 중앙처리장치(CPU)가 용량을 나눠쓰도록 하는 솔루션(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과 PIM(메모리 내부 연산처리) 등 혁신적인 메모리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력 확충도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를 건설할 예정이다. 용인클러스터에는 팹 4기가 순차적으로 구축되는데, 팹1은 내년 3월 공사에 착수해 2027년 5월 준공한다. ‘그 시점에 생산할 D램 기준’으로 팹1을 설계하고 있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설명이다. M15X는 2026년 3분기 양산 예정이다. 용인클러스터 팹1 완공 전 HBM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미 인디애나주에도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해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곽 CEO는 “‘AI 시대 차별적 가치는 누가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메모리”라며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량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발표된 투자 규모만 130조원에 이르는데, SK하이닉스는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제품 수요 전망에 근거해 투자 시기와 규모, 팹별 양산 시기와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하고 있다”며 “시황개선에 따라 필수투자 부분은 영업 현금 흐름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품개발과 투자는 긍정적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한다. 곽 CEO는 “올해 이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증가 등으로 인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AI 서비스 질이 올라가고 있어 추가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연평균 60% 수요 증가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그는 “HBM은 과거와 달리 고객들과 협의를 완료한 상태에서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며 “HBM4 이후가 되면 맞춤형 제품 수요가 증가해 수주형으로 옮겨갈 것이기에 과잉공급 위험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CEO는 SK하이닉스가 가진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꼽았다. 

 

그는 “AI 반도체 경쟁력은 한순간에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HBM은 D램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SK그룹에 편입된 2012년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았고 언제 HBM 시장이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SK는 투자를 늘렸다”며 “2013년 세계 최초 HBM 개발 성과를 낸 뒤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HBM 제품은 고객,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네트워킹이 긴밀하게 구축돼 있어 리더십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곽 CEO는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 확보해 준비된 업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2024-05-02T03:19:29Z dg43tfdfdgfd